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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팝툰 35호 (2008.08.08)
관리자  2008-08-14 15:01:55, 조회 : 6,677, 추천 : 1117

* 씨네21이 만드는 만화 격주간지 "팝툰" 35호에 오렌지 에이전시 박정연 대표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만화동네 사람들] 오렌지 에이전시 박정연 대표
만화 수출 특수요원




한국 만화가들의 진지한 고민, 기발한 상상이 담긴 작품을 세계의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도록 한국의 출판사와 해외 출판사 사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도서 에이전시의 몫이다. 유럽 시장에 한국만화를 소개하고 수출하는 데 주력해온 오렌지에이전시의 박정연 대표를 만났다.

박정연 대표는 직함이 많다. 에이전시 대표, 번역가, 그리고 만화 기획자. 박 대표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불어 도서 전문 번역가로 일하다 2004년 오렌지에이전시(이하 오렌지)를 차렸다. 처음엔 불어권, 독일어권 담당 두 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일어권, 영어권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틈틈이 번역도 해 프랑스 만화가 크리스토프 샤부떼의 <행복의 작은 섬>, <만월> 등을 한국에 소개했다. 그리고 2006년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하여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이 한국을 소재로 그린 단편모음집 <아미띠에>가 프랑스와 한국에서 동시 출간되기도 했다. 올해는 <아미띠에> 후속 기획으로 프랑스를 소재로 한 작품집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해서 에이전트 일이 잘 맞아요. 일과가 일+사람 만나기로 이루어집니다.” 오렌지는 그동안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캐나다, 룩셈부르크 등 불어권 국가로 한국만화 100여 타이틀의 저작권을 중개했다. “저희가 한국 만화를 소개하기 시작한 2004년 즈음은 일본 망가가 한창 불어권 국가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을 때였지만, 마침 일부 출판사에서 망가와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었어요. 아직도 유럽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모릅니다.
기껏해야 일본이나 중국과 동일시하기 일쑤죠. 이런 마켓에 제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만화나 아동 그림책과 같이 그림을 통해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도서입니다. 바둑을 유럽에 알린 게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만화였듯, 이렇게 기반이 닦이면서 한국 문화가 널리 전파되고, 더 많은 문화 교류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오렌지가 만화 수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이런 생각으로 만화를 수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외국 출판사에서 자사 작품도 한국에 홍보해달라고 꾸준히 책을 보내오고 있다.

그는 2005년 임석남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프랑스 시나리오 작가 앙주가 스토리를 쓴 최초의 한불 합작 만화 <용의 기사> 출간을 오렌지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는다. 완성작 수출이 아닌 한국 작가와 외국 작가의 교류에 물꼬를 텄다고 자부한다. 올해는 카나 출판사에서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변병준, 에릭 코르베아랑 작가의 합작과, 카스테르만 출판사에서 출간 예정인 변기현, 장-미셸 뒤퐁 작가의 합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합작만화를 기획하고 수출하는 노하우는 뭘까? “맨땅에 헤딩하듯 할 수는 없고, 책을 낼 출판사가 있고 또 여기에 동참하려는 작가가 있을 때,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소재를 택하고 상호간의 의지를 확인한 다음, 서로의 관심사와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계획을 구체화시킵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수출할 때 역시 해외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각 출판사 편집장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어 작품을 소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 스타일. 일단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면 그 다음 상세한 자료를 준비해 보내준다. 그림보다 시나리오에 강점이 있는 작품은 스토리와 언론평 같은 자료를 처음부터 보내주기도 한다. 출판사마다 취향이 달라 그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행하고 있다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만화가 가야 할 길을 물었다. “좋은 작가들은 많은데, 한국에서 출간되는 좋은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생각이 갈수록 많이 들어요. 국내 만화 시장이 더욱 더 활성화되어야겠죠. 또한 해외 진출에 대해, 작가님들이나 출판사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제대로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최규석 작가의 <대한민국 원주민>에 가슴 뭉클해하고, 감성적인 드라마 풍의 해외 만화를 번역 소개하는 ‘만화동네 사람’ 박정연 대표.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타깃으로 삼고 있는 해외 출판사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그가 삼복에 흘리는 땀의 결실을 얻기를.

글: 김송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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